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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일상/다녀본 제주 여행지

제주 오름 여행 _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_ 거문오름 미공개 트레킹 구간

by Thincrescent 2021. 4.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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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로 이주하고 오래되지 않아 우연히 거문오름 미공개 트래킹 구간을 걷는 행사가 있어 참여를 했습니다.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으로 선정된 거문오름은 평소 정해진 구간을 사전 예약받아서만 오를 수 있습니다.

더욱이 인원이 한정되어 있고요. 모두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선정된 거문오름을 지키고 오래 보존하기 위해서겠죠.

 

거문오름 국제 트레킹이라는 행사였는데, 찾아보니 이때 이후로 코로나와 여러 가지 사정상 행사는 열리지 않는 것 같아요. 다만 홍보실은 열심히 일 하시더라고요. (페이스북을 찾아봤더니)

 

 

 

 

이렇게 출입증을 받아서 입장 허가를 받습니다. 평소에도 출입증 없이 입장이 안되는데 미공개 구간을 걷는 행사라 더욱 뜻깊은 날이었어요.

 

미공개 구간은 잘 정비되지 않은 구간이 포함되어 있으니 잘 채비를 해서 가야 했어요. 혹시라도 다치면 안 되잖아요.

 

 

 

유네스코 세계 자연유산 선정 지라는 도장을 찍어서 다녀간 인증 겸 기념을 할 수 있습니다.

 


 

거문오름 트레킹 구간의 처음은 일반적이 구간입니다. 평소에도 예약을 하면 해당 코스를 이용합니다.

데크를 차분히 밟아가며 거문오름의 자연을 즐겨봅니다. 친구가 계단이 많아 조금 힘이 든다 하더라고요.

 

해설사께서 거문오름의 생성과정이나 분화구의 지형, 지질 등을 잘 설명해주시기도 해서 잠시 멈춰 설명도 들어보고 여러 자연을 즐기며 길을 이어갔죠. 

 

 

 

평소에는 앞선 데크 등으로 잘 정비된 길을 이용하지만 미공개 구간으로 접어들면 정말 자연 그대로가 노출된 길이 등장합니다. 그래도 사람들이 오래전에는 이용했던 곳인지 곳곳에 돌무더기도 있고, 이전 누군가의 흔적들이 남아있습니다. 오래된 흔적도 많고요. 그리고 슬픈 흔적도 많았고요.

 

 

쭉쭉 뻗은 삼나무가 가득한 경치는 언제 봐도 아름답습니다.

 

얼마 전 제주에 오래 거주하신 분께서 오래전에는 이곳에 삼나무가 있지 않았다고 하셨어요.

생각해보니 일제시대 제주의 많은 나무가 벌목되어 사라졌고, 이후 시대가 지나며 식재로 지금의 숲이 이뤄졌다고 하죠. 그럼에도 다시 나무와 자연이 자리 잡고 숲을 가꿔 거문오름의 생태가 움직이는 과정이 신비롭고 신기합니다.

 

 

 

 

전설과 같이 빛이 내려오는 숲에 곳곳은 거문오름 미공개 구간을 트레킹 해보는 경험이 얼마나 값진 것인지를 생각게 합니다. 

 

이따금 숲을 걷다 보면 시원한 바람이 어디선가 훅하고 느껴질 때가 있어요. 처음에는 어리둥절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거문오름 곳곳에 자연적으로 형성된 동굴이 있고, 그곳을 통과하며 차가워진 바람이 바깥으로 나오는 것이라 하더라고요. 

 

길도 험하지만 길었기에 상당히 더위를 느꼈는데, 한 번씩 쏟아져 불어오는 바람이 얼마나 고맙고 시원했는지 몰라요.

 

 

 

 

이런 동굴들이 곳곳에 있고, 이 공간에서 바람이 불어오는 거죠. 미공개 구간에서만 볼 수 있는 곳인데, 제주 4.3 사건 때 중산간으로 피신한 분들이 이런 동굴에 숨어 지냈다고 하더라고요. 설명으로만 듣던 그런 흔적을 마주하니 서글프기도 했어요. 불어오는 바람이 그들의 한이 서린 듯 느껴지기도 했고요.

 

 

 

미공개 구간에서는 길을 잃어버릴 수 있기에 곳곳에 리본과 표지를 세워 탐방로를 안내해주고 있습니다. 한참을 오르내리며 걷다 보니 어느덧 전체 구간이 끝나고 집결지로 빠져나올 수 있었어요.

 

집결지에서는 버스를 운행해 다시 처음 시작점으로 갈 수 있도록 도아주시더군요. 제법 지친 우리는 집결지에 카페에 앉아 차를 한잔 마시고 운행하는 버스에 올라 출발점으로 돌아왔습니다.

 

 

 

세계 자연유산으로 보호받는 곳이기에 평소에 허가 없이 무단으로 출입하면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미공개 구간을 포함한 트레킹 행사가 아니었으면 보기 힘든 장소였고, 그래서 더욱 값진 오름 여행이 아니었나 싶어요.

 

제주 오름 여행을 여러 곳 다녀봤지만 이날 트레킹이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 것도 쉽게 가기 어려운 곳을 다녀왔기 때문입니다. 이후로도 해마다 참여하자 했지만, 쉽지가 않네요.

 

어서 코로나가 끝나고 다시 편하게 이런 행사들에 참여할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습니다.

 

거문오름은 꼭 미공개 트레킹 구간 아니라도 정규 코스 자체가 좋은 오름이기도합니다.

사전 예약을 통해 오름 이용에 지장이 없도록 미리 알아보시고 제주 여행에서 거문오름을 즐겨보시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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