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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일상/제주 이주민

제주 이주 4년차 이야기 _ 제주 일년살이 / 한달살이를 고민하시나요?

by Thincrescent 2021. 4.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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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제주로 이주한 지 벌써 4년 차에 접어들었습니다. 2018년 4월 제주로 이주를 결심하고 실행에 옮겨 아직 제주에서 좋은 시간들을 보내고 있죠.

 

제주 한달살이나 제주 일년살이를 주변에서 많이 물어봅니다. 실제로 그런 계획을 가지시는 분들도 계시고 더러 몇 분은 다녀가시기도 했고요. 누구에는 긍정적인, 누구에게는 부정적인 시간들을 보냈다고 하더라고요. 

 

 

 

 

제주로 이주를 결심한 것은 사실 꽤나 오래전입니다. 2016년 경 애정하고 다니던 회사를 퇴사하면서 정신적으로 조금 힘들었는데, 새로운 곳에서 시작을 하고 싶어 제주 이주를 잠시 고민했었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모아둔 돈이 얼마 없었고, 직장에 대한 불안감에 제주와 일산을 고민하다 일산으로 이주를 했습니다. 서울에서 살던 때보다 일산에서 살던 때의 만족도가 더 좋았습니다. 그렇게 2년 여가 흐르고 퇴직금과 모아두었던 돈을 털어 제주를 가면 일 년은 어떻게든 지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당시 여자친구는 부모님과 함께 살고 있었는데, 아직 독립을 해본 경험이 없었습니다. 제주를 가고 싶은데 너도 같이 가자고 했더니, 흔쾌히 가보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개인적으로 동거를 하는 것을 원치 않았기에 각자의 집을 마련해야 했고, 일정을 조금 미뤄 6개월 후에 떠나자고 약속을 했습니다. 

 

6개월 후에 봄이 찾아왔고, 4월에 제주로 떠나기 위해 3월 미리 제주를 찾았습니다. 당시 저는 아직 퇴사를 하기 전이었기에 연차를 끌어모아 주말을 포함해 제주를 찾았죠. 미리 살 곳을 정하고 집을 계약해야했거든요.

 

 

제주는 생각보다 굉장히 큽니다. 서울의 몇 배는 되지요. 그래서 동서남북 네 곳 중에 의논하여 동쪽을 선택했고, 표선이라는 이름의 마을로 내려왔습니다. 이왕 제주를 오는데, 북적북적거리는 동네에서 살고 싶지는 않았어요. 그렇다고 너무 시골마을에서 살기에도 어려워 보였습니다. 

 

저는 어릴 적 시골에서 자랐기에 부담이 없었지만, 여자 친구는 평생을 도시의 아파트 생활을 했거든요. 그래서 적당히 읍내를 가는 것이 좋겠다 판단했죠. 

 

표선이란 동네는 좋아 보였어요. 전국에 하나밖에 없는 동네 이름이라는 것도 특별해 보였고요.

 

 

 

벚꽃이 반개하던 날 동네를 돌아보고 부동산 몇 곳을 찾아다니며 집을 알아봤습니다.

 

제주는 연세가 대부분입니다. 월세와 달리 일 년치를 한 번에 내는 것인데, 보통 일년 연세를 내면 1개월 분의 월세를 깎아주는 것이 보통입니다. 보증금은 연세를 한번에 내는 특성상 그리 높지 않고요. 

전세를 가면 좋겠지만, 돈이 부족하기에 연세를 살아야 했습니다. 그래도 두 집을 구해야 하기에 비용이 상당히 들죠.

 

조건은 두 집이 멀지 않을 것, 너무 구옥은 아닐 것, 그러면서도 가격은 저렴할 것이었습니다. 

22평 정도 되는 빌라 단지에 빈 집이 제법 있었고, 집을 둘러보고 두 집을 계약했습니다. 103동과 102동. 같은 단지지만 동이 달라 분리가 되어있다는 것도 큰 장점이었어요.

 

연세도 굉장히 저렴했고요. 단점은 깊은 장소에 위치해서 생필품을 구매하려면 필수로 자동차가 있어야겠다는 점이었어요. 장점은 주변이 정말 조용하다는 것이고, 온갖 숲이 가득하다는 것이었죠.

 

제주에서 산다면 이런 곳에서 시작하고 싶었기에 꽤나 만족스러웠습니다. 물론 지금은 이곳을 떠나 새로운 장소로 이사를 왔지만요. 2년 정도 머물러보니 결국 생필품을 구매하기 위해 반드시 차량이 필요하다는 것이 제일 큰 문제였어요.

 

 

 

큰 베란다를 갖추고 세탁실과 부엌, 큰 거실, 방 2개를 갖추고 있어 혼자 살기엔 정말 큰 집이었어요.

저는 사실 2년이 지났는데 다시 이곳에서 살아도 좋겠다 싶긴 합니다. 여자 친구는 그것을 원치 않지만요.

밤이면 너무도 적막해 하늘엔 별이 가득했고, 여름에는 온갖 풀벌레 소리, 시원한 바람이 불었던 곳입니다.

물론 분지 형태로 숲에 둘러 싸여 습하고 더울 때도 많았지만요.

 

일 년 치 월세를 연세로 내고 나니까 이제 어떻게든 일 년은 살아가겠구나 싶었어요. 집을 계약하고 다시 비행기를 타고 서울로 돌아왔습니다. 이사까지는 약 보름 정도의 시간이 남아있었고, 이 기간 동안 어떻게든 이사를 완료해야 했어요.

서울에서 20년 가까이를 살았는데, 그간의 짐도 많았고요. 이것과 관련된 이야기는 다음에 이어가야겠네요.

 


 

제주에서 한달살이나 일년살이를 계획하시는 분들에게 저는 그렇게 말씀을 드려요.

꼭 한번 해보시라고. 다만 한 달은 부족할 것이라고요. 가볼 곳도 많고, 제주 마을만 다녀도 시간이 많이 부족하거든요.

게다가 흐린 날이 많아 나가는 날이 많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좋은 것만 있겠어요? 제주이기에 생기는 여러 문제도 있습니다. 그것들에 힘들어하는 분도 많이 만났고요.

앞으로는 이런 것들도 종종 이야기를 남겨두려고 해요. 너무나도 개인적이기에 모두에게 통용되는 이야기가 아닐 수 있겠지만 저만의 경험담에서도 제주 한달살이나 일년살이를 계획하시는 분들께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그냥 보기에도 좋은 이야기였으면 좋겠고요.

 

그럼 다음 이야기에서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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