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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일상/다녀본 제주 여행지

제주 여행 _ 물영아리 오름

by Thincrescent 2021. 3.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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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영아리 오름은 수령산, 수령악으로 불리며 물의 수호신이 산다는 말이 전해져 내려오는 곳이랍니다. 산 정상에는 습지가 조성되어 있는 대표적인 습지 오름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양한 동식물과 식물이 사는 곳으로 습지 보호지역으로 지정된 곳입니다. 아쉽게도 제가 찾았을 때는 물이 없던 때라서 습지에 풀만이 무성했지만 습지의 흔적이 곳곳에 잘 보이더라고요. 

 

겉으로 볼 때는 그리 높지 않아 보이는 오름인데, 실제로 500미터가 넘는 곳입니다. 막상 오르면 생각보다 숨이 차고 힘듭니다. 그래도 데크로 잘 조성된 길이 그나마 오름 등산을 쉽게 도와줍니다. 아직은 무성한 분위기가 아니지만 본격적으로 날이 풀리면 곳곳에 무성한 오름 숲이 되겠지요.

 

 

 

 

다양한 식물과 삼나무가 가득한 오름으로 숲을 오르는 풍경이 아주 좋습니다. 간간히 불어오는 바람도 좋았고요.

사실 이때만해도 물이 가득한 물영아리 오름을 기대하며 크게 힘들지는 않았어요. 중간에 이어지는 길이 힘들다며 여자 친구가 몇 번 쉬어가긴 했지만요.

 

 

제주 와서 오름을 오를 때마다 쉽게 볼 수 있는 삼나무들이 저는 참 좋습니다. 길쭉하게 뻗어 각각의 영역을 두고 자라는 삼나무에서 적잖은 감동을 받을 때도 많고요. 서로 닿을 정도의 거리가 되면 가지를 내지 않아 각자 필요한 만큼의 공간을 내어주며 살아가는 듯한 모습도 좋아 보입니다.

 

 

잘 조성된 산책로는 물영아리 오름을 오르는데 즐거움을 더해줍니다. 곳곳에 식물들의 설명도 읽어가며 천천히 오르다 보면 어느새 정상에 닿을 수 있습니다. 물론. 점점 가파르게 변하긴 하지만요.

 

실제 물영아리 오름의 습지는 (저희가 오르기 시작한 방향의) 정상에서 조금 내려온 반대쪽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사실 다른 오름에 비해 물영아리 오름의 정상은 좀 시시한 느낌입니다. 뭔가 표시가 있긴 한데, 주변을 잘 관망하긴 어렵고 그냥 나무와 풀이 무성하거든요. 하지만 물영아리 오름은 정상을 위해 오는 곳이 아니니 습지로 방향을 틀어봅니다.

 

 

정상을 넘어 데크를 따라 가면 습지를 만날 수 있습니다. 습지는 비가 많이 온 다음에 오면 물이 차 있는 모습도 볼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탁 트인 공간에 넓게 펼쳐진 습지가 눈을 시원하게 만드는 기분입니다. 꼭 물이 차 있을 때 와보고 싶어 지더라고요. 

 

 

 

돌아오는 길에 언젠가 그림으로 그려보자며 사진 하나를 잘 찍어두었습니다. 데크 아래쪽으로는 이미 죽어버린 낙엽들이 있고, 그 위로 이끼와 작은 식물들이 살아가는 모습이 여러 생각을 가지게 만들더라고요. 아직은 어떤 주제로 풀어야 할지. 또 무엇이 좋아 보였는지 정확히 알지 못해 그림을 당장은 미루고 있지만, 언젠가는 이것을 주제로 그림을 그려보지 않을까 싶습니다.

 

가벼운 트래킹과 더불어 습지를 잘 살펴볼 수 있는 물영아리 오름은 제주 여행 도중에 다른 곳과 연계하기도 좋은 곳이라 생각합니다. 멀지 않은 곳에 산굼부리와 이전에 소개한 제주마 방목지가 있고, 유명한 관광지인 사려니 숲도 있습니다. 다만 비슷비슷한 풍경이라고 볼 수 있기에 상대적으로 물영아리 오름을 여행 코스로 선택하시는 경우는 다른 곳에 비해 많지 않아 보이긴 합니다. 다만 저는 숨겨진 제주의 또 다른 즐거움을 발견할 수 있는 여행지라는 생각이 드네요.

 

물이 많이 차 있을 물영아리를 보게 된다면 말이죠. 저 역시도 도전해봐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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