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바이크 일상

2020 슈퍼커브 110 - 오토바이 인수에서 등록까지

by Thincrescent 2021. 3. 16.
728x90
반응형

2020 슈퍼커브 110 - 오토바이 인수에서 등록까지

 

코로나로 인해 회사가 사라지고 기나긴 실업의 날이 이어지다가 최근 출근을 다시 하게 되었습니다.

거리가 가까워서 좋기는 한데, 제주도는 교통편이 영 별로인지라, 자차라는 5분 걸리는 거리이지만 버스를 타고선 5분여를 걸어 버스를 기다리고, 5분 정도 버스를 타고 내려서 다시 10분 정도를 걸어야 되는 뭔가 굉장히 비효율 적인 출근길이더군요. 사실 버스를 타고 다녀도 되지만, 이왕 가까운 거리에 회사를 다니는 만큼 좀 더 효율적인 방법을 찾고 싶었습니다. 물론 자차를 이용해도 되겠지만, 자동차를 보유하지 않은 데다 친구와 함께 공유하는 자동차를 매일 출근에 이용하면 반대로 친구가 외부일을 보아야 할 때가 있어 어렵겠더군요. 그래서 일주일 정도는 실제로 버스를 이용해 출퇴근을 했습니다. 한두 번은 친구가 데려다 주기도 했지만요.

 

두 번째 방법은 자전거가 있습니다. 이도 시도를 해보았는데, 언덕길이 두 번 반복되고, 15분 정도 걸리더라고요. 역시 차가 빠르긴 합니다. 그래도 일단 자전거로 출퇴근을 해보았는데, 생각보다 힘들더라고요. 전기자전거도 살짝 관심을 가져봤지만 이 역시 가격이 생각만큼 녹록지가 않더군요. 

 

그러다 보니 오래전부터 한번 경험해보고 싶었던 오토바이에 관심을 돌렸고, 오토바이를 산다면 꼭 타고 싶었던 슈퍼커브 110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신차를 구매하려고 했는데, 정가 240만 원의 오토바이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라있더군요.

아무리 인기가 높은 제품에 구하기 어려워도 400만원 가까이 되는 신차를 구매한다는 것은 부담이 컸습니다. 그럴 거면 C125를 사는 게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답은 중고나 2021년 신형을 그냥 예약해서 받는 방법이라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중고값도 신차값이 240만원인데 튜닝이다 뭐다 해서 260~300을 막 호가하더군요. 

 

 

 

 

 

당근 마켓에 슈퍼커브 알림 설정을 해두고 기다리길 3일째. 드디어 매물이 올라왔습니다. 사실 일 년 전에도 비슷한 고민을 했었기에 당근 마켓을 수시로 둘러봤더랬죠. 당시만 해도 170~200 정도 했던 슈퍼커브들이 대부분 200만 원을 넘어선 데다 매물도 엄청나게 줄고, 올라오면 바로 누군가 구매를 하던 상황이라 꽤나 오래 걸리겠다 싶었죠. 실제로 아직도 구매의사를 올리는 분들이 많고요. 

 

두대의 슈퍼커브 110이 올라왔는데, 둘다 2020 모델인데 한대는 베이지색 모델로 적산 거리가 3000km 정도였고, 나머지 한대는 제가 인수한 노란색 모델로 238km를 주행한 모델이었습니다.

베이지색 모델은 어떤 튜닝도 되어있지 않은 출고 당시의 모델이었고, 노란색은 몇가지 튜닝이 되어있는 상태였습니다.

사실 색상 자체는 베이지색에 더 관심이 있었는데, 누군가 예약을 걸어두고 1주일째 구매가 진행되지 않아 연락조차 할 수 없던 상황이었습니다. 바로 옆동네라 가지고 오기도 편했는데 말이죠. 두 번째 노란색 모델은 주행을 거의 하지 않은 신차와 마찬가지 상태였는데, 50km나 떨어진 곳에 있더군요. 꽤나 먼 거리입니다. 

 

2020 모델 중에 가장 가지고 싶던 색은 녹색 모델이었고, 다음이 베이지 모델입니다. 사실 파란색과 노란색은 가벼운 느낌이라 가장 선호도가 떨어졌지만, 여자친구는 노란색이 제일 눈에 들어온다고 하더군요. 실제로 남성분들이 많이 선호하는 색이 의외로 노란색이라고도 하데요. 그런 이유로 조금 망설였지만 주행거리가 너무나도 신차에 가깝고 상태도 무척이나 양호한 데다 몇 가지의 튜닝이 되어 돈이 다소 절약되는 것도 좋아 보였습니다. 

 

판매자에게 연락해서 예약을 걸어두고 싶다는 의견을 전했지만, 워낙에 사람들이 예약했다가 취소하는 사례가 이어져서 그냥 먼저 오시는 분께 팔고 싶다 하셨습니다. 바로 가서 사도 되겠지만, 사실 저는 오토바이를 타본 경험이 없는 사람입니다. 게다가 헬멧도 없고, 등록 방법도 몰랐기에 50km나 되는 거리를 가지고 올 방법에 자신이 없었죠.

 

몇번의 읍소를 거쳐 10만 원에 예약금을 걸고 예약을 한 뒤 차주께서 폐지를 하셨습니다. 그리고 유튜브를 통해서 열심히 슈퍼커브 영상을 살펴봤습니다. 초보자에게 잘 알려주는 영상들이 많더라고요. 물론 실전과는 또 다른 문제겠지만요. 

 


여자 친구와 함께 차를 타고 50km를 이동해 차주분을 만났습니다. 자영업을 하시는 분이라 사무실로 저희를 오라 하셨는데, 건물 1층에 슈퍼커브 110이 잘 주차해 있더군요. 실제 운행을 하셨던 아내 되시는 주인분도 만났습니다. 처음 구입은 아내분의 가벼운 이동을 위해 구매했는데, 로터리 방식으로 기어를 변속해줘야 하는 슈퍼커브다 보니 여간 불편해서 거의 운행을 안 하셨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중고로 슈퍼커브를 처분하고 다른 스쿠터를 살 예정이라 하셨습니다. 

 

 

2020 슈퍼커브 110 노란색 모델로 몇가지 튜닝을 진행해 두셨습니다. 텐덤 시트라는 2인용 보조 좌석을 설치했고, 센터 가드를 설치했고, 윈드 실드와 장바구니가 있었어요. 앞쪽에 머드 가드에 크롬 도금도 되었더군요.

 

실제로 제가 신차로 구매해도 튜닝할 것들과 비슷했습니다. 다만 튜닝도 자기 성향이 강하다보니 아쉬운 부분도 있었지만요. 하지만 그런 것들을 개선해가며 저만의 슈퍼커브를 만들어보는 재미가 있는 거잖아요. 물론 성격상 이것저것 튜닝을 거하게 하는 편은 아니다 보니 몇 개 해두고 안착되면 꽤나 오래 유지를 할 테지만요. 

 

오토바이의 상태는 세차가 되어있지 않아 먼지가 많다는 것을 빼곤 좋았습니다. 우측 발 받침대 부분과 앞쪽 바구니 밑에 캐리어 부분이 다소 녹이 슬어 있었는데, 이는 이미 구매 페이지에서도 차주분이 밝혀두신 부분이라 문제되진 않았습니다. 바람이 많고 습도가 높은 데다 태풍이 불면서 작년에 녹이 슬었다고 하시더군요. 나중에 손보면 되겠다 싶었거든요. 그 외에는 스크래치도 없어 보였어요. 넘어진 적도 없다고 하시더라고요. 

 

순정 부품 캐리어와 키 2개, 구매했다가 부착하지 않은 스티커와 엠블럼을 함께 주셨습니다. 

 


구매를 결정하고 잔금을 치른 뒤 양도증명서와 사용 폐지 증명서, 신분증 사본을 받았습니다. 세가지와 함께 제 신분증을 제출해야 오토바이 등록이 가능하니까요. 차주분이 폐지하러 가실 때 다 준비해서 오셨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서명하고 서류를 받아서 오토바이를 가지고 나왔습니다. 기름이 많이 없었는데, 구입하고 처음 한번 넣고 다시 충전하신 적도 없다고 하시더라고요. 처음 타는 오토바이니 전 차주분께 잠시 사용 설명을 한번 더 부탁드리고 오토바이를 타고 주유소로 향했습니다. 정말 조심조심 가야 했어요. 저는 헬멧도 구비를 못한 상태였거든요. 다행히 주유소가 멀지 않고 또 거기서 아주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정비소에서 헬멧을 구매하기로 했습니다. 연료통 여는 법을 몰라 버벅거리다가 주인에게 본인 오토바이 맞냐는 말까지 들으며 겨우 기름을 가득 채웠습니다. 3,600원. 그 난리를 부리고 3,600원이란 금액에 상당히 민망하더라고요. 

 

헬멧을 사기 위해 가는 중간에 읍사무소가 있어, 읍사무소로 먼저 향했습니다. 오토바이 등록을 하고 번호판을 받아 헬멧을 구매하며 달아달라고 하면 좋을 것 같았어요.  

 

읍사무소 주차장에서 인터넷을 뒤져 보험에 먼저 가입을 했습니다. 보험을 들지 않으면 이륜차 등록이 되지 않기에 가장 기본적인 항목을 설정해 가입했습니다. 자동차 보험을 설계해주신 담당자분께 여쭤보니 본인이 한 것보다 인터넷으로 한게 더 저렴하다며 그거 그냥 신청하라고 하더라고요. 17만 원 정도 들었네요. 오토바이를 오래 탄 친구 말로는 사고 없이 5년 정도 타니까 8만 원까지 내려갔다 하더군요. 아마도 첫 가입이 아니면 더 저렴할 수는 있겠다 싶습니다. 물론 그 외에 보장을 늘리면 가격은 더 올라갑니다. 안전을 위해서 몇 가지 더 고려해도 좋지만, 저는 10분 거리의 출퇴근을 위한 것이기에 일단 기본 항목만을 설정해 가입을 진행했습니다.

 

보통 도시에서는 구청에서 하신다는데, 제주는 읍사무소가 구청에 해당하니 읍사무소에 들어가 담당 공무원을 찾았습니다. 서류를 건네고 신분증을 제출하고, 등록비 3,000원과 제주도청세외수입 6,500원을 카드 결제했습니다. 등록비 3,000원은 현금으로 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담당공무원이 이제 재무과로 가서 취득세를 내고 오면 번호를 주겠다고 하더군요. 재무과로 이동해 서류를 내고 잠시 기다리니 취득세 44,000원이 내라고 합니다. 오토바이 가격이 220만 원으로 되어있어 2%에 해당하는 취득세가 발생한 것입니다. 취득세를 내고 다시 담당 공무원에게 돌아가니 그제야 번호판을 주더라고요. 

 

드디어 번호판을 받았습니다. 정식으로 제 오토바이로 등록이 된 것입니다. 이렇게 하루만에 척척 진행이 될 거라고 생각지 않았는데 놀랍습니다. 참고로 저는 운전면호 1종 보통을 보유하고 있기에 슈퍼커브를 이용하는데 문제가 없습니다. 다른 운전면허 보유의 경우 변속기가 있는 슈퍼커브다 보니 2종 수동 원동기 면허를 따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이제 헬멧도 살겸 번호판도 달 겸 오토바이 정비소를 들렀습니다. 쿠팡에서 26,000원 정도 하던 헬멧이 있더라고요. 구매하려던 헬멧이라 가격을 여쭈니까 40,000원이라고 해서 조금 놀랐습니다. 뭐 그래도 당장 필요하기도 하고, 번호판도 달아주시고 직접 운영도 하시니 이 정도는 괜찮다며 결제를 드디어 복귀 길에 올랐습니다. 

 

 


 

 

사실 번호판에 제주 서귀포라고 적히길 바랬는데, 제주 제주가 되었네요. 그래도 좋습니다. 저의 첫 차가 제주에서 시작되었다는게 기분이 좋습니다. 사실 이전에 경차를 소유한 적도 있었는데, 서울에서 운전이 워낙 번거로워 부모님을 드리고 저는 거의 타본 적도 없어 사실상 슈퍼커브 110이 제 첫 차나 다름이 없지요. 

 

이제 장장 50km를 돌아 집으로 향합니다. 도로 정비가 잘 되어 있지 않고, 워낙 제주에서 운전을 험하게 하는 분들이 많아 긴장에 긴장을 하며 조심조심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따라오는 저를 배려하며 속도를 맞춰주고 길을 안내해준 여자친구도 참 많이 고생을 했네요. 집에 돌아와 주차를 하고 나니 긴장이 풀리며 얼마나 피곤이 몰려오던지.

 

변속도 아직은 서툴고, 무게도 낯설고, 출발도 조금 부드럽지 못했지만 구매하고 처음 탄 오토바이를 잘 끌고 사고 없이 돌아와 얼마나 뿌듯했는지 모르겠네요. 엉덩이도 조금 아픈 것이 진짜 샀구나 싶더라고요.

 

처음이라 모든 것이 서툴고 어려웠는데, 금방 잘 적응해가리라 생각이 됩니다.

 

 

 

 

 

그리고 오늘 드디어 첫 출근을 완료 했습니다. 편의점 들러 커피도 샀는데 출근하니 10분이 안 걸렸습니다. 무척 마음에 드네요. 이제 출퇴근이 즐거울 것 같습니다. 

 

앞으로 몇가지 튜닝도 해보고 싶네요. 백미러도 바꾸고 캐리어도 변경할 예정이고, 언젠가 노란색이 질리면 다른 색상으로 변경도 해보고 싶습니다. 곧 첫 엔진오일도 갈아보겠네요.

 

아주 운이 좋아 신차와 같은 슈퍼커브를 만나 처음 구매한 것처럼 다양한 것들을 경험하게 될 것 같아 신이 납니다.

그럼 또 종종 기록을 남겨볼게요.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