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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생활/영화 리뷰

남산의 부장들 _ 근대사 실화 바탕 영화

by Thincrescent 2021. 1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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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의 부장들은 연기를 잘한다고 말할 수 있는 배우들이 명연기를 통해 근대사를 재구성한 영화입니다. 

박정희 대통령을 저격했던 '유신의 심장을 쏜' 김재규와 당시 차지철, 전두환, 김용환 등 실제 정권의 상층부에 있던 인물들이 박정희 대통령 정권의 마지막 시기에 어떤 생각과 일들이 있었는지를 보여줍니다.

여러 고증을 거쳤겠지만, 아무래도 영화적 상상력을 통해 만들어진 장면들이 많을 것입니다. 김형욱, 극 중 박용각이 처형되는 장면은 가장 유력한 설로 전해져 오지만 정확히 밝혀진 바가 없는 요소들이 많죠.  저의 경우도 극 중 데보라 심(수지 박)과 만남 과정에서 납치된 것으로만 알고 있었으나 김재규에 의해 강요를 받아 김형욱을 납치하는데 일조했을 것이라 만들어진 부분도 전체적으로 그럴지도 모르겠단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이처럼 '아 이랬을지도 모르겠다.'라고 생각해보도록 감독의 이야기가 꽤나 좋다고 생각합니다.

 

더욱이 영화는 단순히 김재규가 박정희 전 대통령을 저격한 사건에만 집중한 것이 아니라 주변 인물과의 정치적 싸움과 그가 어떤 생각을 했었을지를 잘 구성해서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박정희에게 일종의 기대를 가지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권력에서 밀리는 것에 분개하기도 하는 장면이 등장합니다. 박정희를 좋은 쪽으로 바꿔보겠다는 부분이 차질을 빚게 되면서 화가 난 것인지, 권력에서 밀려나는 것에서 분개한 것인지, 차지철에 대한 단순한 분노인지, 국가 운영에 대한 분개인지를 정확하게 알기 어렵도록 복합적으로 보여줍니다. 참 이런 부분에서 연기를 너무 잘해서 과연 명배우다 싶더군요. 물론 이병헌뿐 아니라 등장인물 한 명 한 명이 밀리지 않는 연기로 영화의 완성도가 참 높지 않았나 싶습니다. 

눈빛 만으로도 압도하는 연기들이 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나라는 사람만 봐도 참 복합적이다 싶은데, 당시 인물들에 대한 기록만을 가지고 인물을 구성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여담이지만 빈 담배갑을 구겨버리며 내면연기를 보여주는 장면은 가장 감탄하며 보았던 부분으로 감독이 얼마나 세심하게 장치를 구성하며 인물을 다뤘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적절한 장면이지 않나 싶습니다.

 

재미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참 씁쓸했던 근대사를 바라본 영화입니다. 지금 시대가 지나면 훗날 제가 겪은 정권에 대한 영화들도 많이 조명이 되겠지요. 그럴 때 우린 그것을 어떻게 바라볼 수 있을지도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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